조기입학, 학제 단축이 저출산 고령사회 대책인가?

2015년 10월 23일 유나의 트윗톡톡 “학제 단축이 저출산 대책? 교육인가 축산인가”

새누리당은 청년들이 첫 직장을 갖는 시기가 점차 늦어지는 것을 저출산의 큰 원인으로 보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대책으로 취학연령을 만 6세에서 만 5세로 낮추고, 초등 5년, 중고등 5년으로 학제를 개편하는 방안을 정부에 주문했습니다.

출처: SBS뉴스 갈무리 화면

새누리당은 학제 개편으로 고등학교 졸업이나 대학 졸업이 2년 빨라지면 청년들의 사회진출 시기가 빨라지게 되어서 결혼이나 출산 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하는데요. 이에 관한 트위터리안들의 생각을 전해드리겠습니다.

먼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인 김용익 의원(@yikim1952)의 트윗입니다.

-학제개편 안이 ‘5세 입학, 5+5년제’라면 경제사회적 비용이 제일 큰 모형이다. 시설, 교사, 교육과정 등에 대변화가 예상되고 3개년 졸업생이 취업시장에 한꺼번에 진입하면 난장판이겠다. 학제로서의 손익도 문제고 저출산대책으로는 번지수가 영 틀렸다.

-저출산은 고용, 복지, 돌봄노동의 사회화 어느 측면에서도 청년들이 결혼, 출산, 육아에 자신감을 못 가지기 때문이다. 학제개편은 12년의 이행기간에 2-3조원이 훌쩍 넘어가는 돈이 든다. 돈 없다면서요?

김용익 의원은 학제개편이 노무현 정부 때도 시행되려고 했던 정책이라는 주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반박했습니다.

-제가 청와대 수석 때 학제개편을 검토했어요. 5세로 당기면 5,6세 동시 입학하니 1학년이 두 배. 교사 짓고 교사 뽑고, 2학년 고쳐, 3학년 고쳐...차례로 12학년까지 2-3조 쓰고 진이 빠진다. 결론은 ‘덮어라’. 노대통령께 보고하니 ‘알았다’ 끝

출처: 국민일보

가정의학과 전문의 권지형(@drmaengyi)님은 왜 만7세에 초등학교 입학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설명해주셨습니다. (내용 중 만7세 입학은 언론 보도상의 만6세 입학과 같은 의미로 이해하기 바랍니다. 초1은 3월 기준으로 만6세 1개월부터 만7세 0개월까지 입학하기 때문에 숫자의 혼동이 생길 수 있습니다)

-아이를 키우고 임상경험을 쌓으면서 늘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, "어떻게 6세도 아니고 8세도 아닌 만 7세에 초등교육을 시작하도록 교육학자들이 정해놨을까" 하는 부분에 대한 감탄. 먼저 의학적으로 보면, 만 7세에 면역체계가 완전히 성인수준에 도달함.

-또 대근육발달이 거의 완성되어, 집단생활을 할 수 있는 기본적 신체조건이 갖춰짐. 정신적으로도 만 7세엔 모국어발달이 거의 완성되며, 40분이라는 수업시간동안 한 가지 활동을 할 수 있는 집중력과 교사의 말을 이해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이 형성됨.

-개인차가 크긴 하지만, "대부분의 아동이 조직적인 학습이 가능한 나이"가 바로 만 7세라는 뜻. 수백년동안 교육학자들의 연구결과가 쌓여서 현재의 만 7세 입학 제도가 만들어졌다는 것. 취업 늦게 하라고 7세에 입학시키는 게 아니란 말이다

다음은 저출산과 학제개편에 관해 리트윗이 많이 된 트윗만을 골라보았습니다.

caffeine addict‏ (@Resting_State)님, 어느 나라나 약간의 학제 차이는 있을 지언정 만 7세부터 시작하는 12년 학제를 유지하는 것은 100여년에 걸친 인지발달 연구 결과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것임. 이런 식견이 없는 자들끼리 모여 교육 연수를 2년 줄여 저출산을 극복하겠다는 것이지...

출처: 서울신문

Jiyoung Lee ‏(@zizizi99)님, 새누리당 생각: 12년이 아니라 10년 만에 초중고를 졸업시켜버리면 결혼도 빨리 해서 애를 많이 낳을 거니까 저출산 해결!

실제: 2년 먼저 실업자가 됨

Кловер (‏@KnoBep)님, 저출산의 원인은 졸업→취업 안 됨→결혼 안 됨→출산 안 됨 인데, 여기다가 '빨리'를 붙여봤자

빠르게 졸업→빠르게 취업 안 됨→빠르게 결혼 안 됨→빠르게 출산 안 됨

이것밖에 더 되냐 이 돌대가리 새끼들아. 제대로 정책 짜려는 노오오력 좀 해라

정부는 2013년 기준 1.19명인 합계 출산율을 2020년까지 1.5명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습니다. 국가가 미혼남녀 만남의 기회를 제공한다거나 노인연령 기준을 만 65세에서 70세로 상향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. 정부 정책이 실효성도 의심되지만, 여당인 새누리당이 저출산의 대책이라고 내놓은 학제개편도 마찬가지입니다. 다른 정책도 마찬가지지만 저출산 대책에서도 정부와 새누리당의 무능력함이 그대로 나타납니다.

출처: 아시아경제